양순이를 만난건 작년 7월초쯤 이였어요.
저희가 사업차 지방으로 내려와서
지낸지 9개월쯤이였으니까요.
사업도 잘 되지않고 낯선 지역에서
낯선 사람들과 어우러
자리잡는 다는게 쉽지않아
매일매일 힘겨움에 눈물흘리며
우울증까지 찾아왔었던 시기였어요.

어느날 남편이 밤 늦은시간에 퇴근하는데
현관 앞에서 아주 작은 새끼고양이 한마리가
남편에게 친한척을 한다며 연락이 왔더라구요.
길고양이 답지않게 붙임성 좋은 녀석이라
예쁘다며 그냥 두고 들어가기가 맘에 걸린다구요.
그래도 그땐 고양이를 키울 자신이 없어서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어요.

그후 며칠뒤 저희 매장앞에서 그녀석을 또
만나게 됐답니다.
저와는 그 날이 첫 만남이였어요.
작고 깡마른 녀석이 너무 안쓰러워
고양이용 통조림으로 유인을 해봤는데
처음먹어본거라 그런지 몇입 못먹더라구요.
다음날 또 그녀석이 나타났어요.
그날은 전날 남겨놓은 통조림을 내줬더니
배가 고팠는지 곧잘 받아먹더라구요.
그 모습을 본 저희 딸들이 안타까워하며 저몰래
용돈을 털어 고양이 사료를 사왔더라구요.
그렇게해서 못이기는척 저흰
양순이와가족이 되었답니다.

그 무렵 저희 작은딸이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받고 학교폭력 위원회까지 열리고,
그러면서 저희 딸을 비롯해 온 가족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고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낼때였어요.

그런데 그 딸아이가 양순이를 보면서
그 상처를 치유해가는게 보이더라구요.
학교끝나면 양순이가 보고싶어
한시라도 빨리오려고 애쓰고
양순이랑 놀아주고 안아주고
양순이의 행동, 모습 하나하나 폰에
담아놓으며 너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받은 상처를
양순이게서 치유받는구나!
양순이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이런 생각을 여러번 하게 되더라구요.

양순이는 딸아이뿐아니라
타지에서 맘고생하고 외로운 나날을 보내고있던
저희 부부에게도 힐링이였습니다.
애교많은 양순이를 보며
늘 한숨뿐이던 저희 입가에
어느덧 미소가 가득해지더라구요.
모두가 힘들었던 시기에 양순이가 없었다면?
어떻게 그 아팠던 시간들을 견뎌냈을까?
상상하기조차 싫어지네요.

저흰 양순이를 보살폈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어요.
오히려 양순이가 저희를 보살펴줬으니까요.
양순이는 저희 가족에게는 무엇보다
더 크고 귀한 존재랍니다.

첨부한 첫번째 사진은 양순이를 처음 만난날
통조림캔을 먹이던 사진이고
다음 사진은 두번째 만나 가족이 되던날
저희 딸과 강아지풀을 가지고 놀던
사진이랍니다.

이름: 양순이
나이:9개월추정
성별: 여자
품종: 코숏

https://www.instagram.com/p/BAj4CdIAo1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