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약 7개월된 유기냥이었던 포리를 키우고 있는 집사입니다.2월달 유기묘의 보은이벤트에 참여하려고 저희 포리를 소개합니다 (글을 날려서 너무 2월끝자락에 올려서 민망하네요)포리를 소개하기전에 꼭 소개해야하는 냥이가 있어서 그 냥이를 먼저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사진의 까만 냥이가  레미에요 평소 다니던 골목길에서 처음보는 냥이가 새끼인듯한 냥이 세마리를 데리고 나타났는데 셋다 몰골이 영 꾀죄죄 하고 밥도 못 먹은거 같아서 가지고 다니던 캔을 챙겨줬어요.다들 허겁지겁 먹는데 유난히 레미만 좀 기운이 없고 어미도 레미를덜 챙기더라구요 걱정이 돼서 다음날 또 같은 자리에 가봤더니 초등학생 아이들이 레미를 끈에 묶어서 데리고 있었는데 상태가 어제보다 훨씬 더 심각해보였어요 같이 있던 친구랑 당장 근처 병원으로 데려갔어요 수의사 선생님이 상태를 보시더니 굉장히 기운도 없고 말랐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렇지만 검사 결과 딱히 큰 전염병은 없다고 하셨고 며칠 병원에서 치료 받으면 괜찮아지겠지만 또 막 엄청 안심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라고 하셨어요 걱정이 많이 됐지만 일단 입원시키고 그날은 집에 돌아왔어요 일주일도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아침 저녁으로 면회 가고 갈때마다 만져보고 인사하고 또 지어준 이름도 계속 부르다 보니 정이 무섭게도 많이 들었네요 그런데 며칠 뒤 상태가 급히 안 좋아져 중환자실이나 마찬가지인 산소방으로 옮겼어요 이때 맞은편에 레미랑 같은 개월인것 같은 턱시도 냥이가 혼자 너무 활발하고 발랄하게 뛰어놀더라구요 물어보니 유기묘고 레미랑 아예같은 나이더라구요 씁쓸하고 많이 부럽기까지 했어요 그 냥이도 며칠 병원에서 계쏙 보다보니 친구랑 레미랑 같이 키우면 너무 좋겠다고 꼭 같이 데려오기로 했어요   사실 이때만 해도 살 수 있을줄 알았어요 그런데 상태가 계속 나아졌다 나빠졌다 하더니 결국 며칠 뒤 오후에 갑자기 하늘로 갔어요 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저도 회사에 있던 친구도 펑펑 울면서 바로 병원으로 갔어요 특별한 병은 아니었지만 그냥 몸이 많이 약해져 있었던게 원인이라고 했어요 정말 살 수 있을줄 알고 레미가 나아주기만 한다면 꼭 저희가 데리고 키우려고 했었는데..

그렇게 레미를 보내고 정말 많이 울고 원래 데려오려던 같은 개월의 냥이 즉 지금의 포리를 데려오게 됐어요 처음부터 낯도 거의 안 가리고 저희 품에서 바로 벌러덩 누워서 자더니 그 후로도 너무 예쁘고 귀여운 짓만 하고 바보 같은 매력이 넘쳤네요 지금은 중성화까지 훌륭히 마쳐내고 건강한 중성...이 되었네요 ㅎㅎ 집에 오면 야옹 거리면서 머리를 비비고 애교부리고 나가려고 할때는 나가지 말라고 야옹거리면서 발을 막 잡아요 ㅠㅠㅠㅠㅠ포리 귀여운짓은 정말 써도써도 끝이 없을 것 같아요 이 아이가 길 생활을 했던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에요 이렇게 사람좋아하고 순하고 애교많고 따뜻한 바닥에서 그렇게 잘 누워있는 애가 그 힘든 길 생활을 어떻게 버텼었던건지 상상이 안되네요ㅠㅠ 지금은 포리가 없었던 집이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제 삶에서 포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정말 커졌어요

 물론 자주 레미 생각도 나요 둘이 함께 있었으면 정말 좋았을텐데하는 생각부터 괜히 병원에 데려가서 애 고생만 시킨 것 같기도 하고 레미랑은 길이랑 병원에서만 봤어서 추억이라 부를게 없기도 해서 미안하기도 하고...아무튼 묘연이란게 있다면 꼭 레미와 다시 만나고 싶어요 요즘도 많이 보고 싶네요

 어쩐지 포리 소개하는 글인데 레미 분량이 훨씬 많아져버렸네요 포리 사진 몇장 더 남기고 글을 마칩니다 이런 이벤트 열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이번 이벤트로 많은 분들이 사지 않고 입양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